산 사랑 이야기

[이천여행] 설봉산 영월암과 설봉호에서 가을날의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금모래은모래 2013. 10. 31. 06:00

 

 

안개 자욱한 새벽에

이천시 설봉산 8부 능선의

영월암 은행나무를 찾았습니다.

 

설봉산 정상의 높이가 해발 394m이니

이곳 영월암은 거의 300여m 정도 되겠군요.

 

수령 640년...

깍아지른 절벽끝에 고이 자리한

이 은행나무는 나옹대사가 식수하였다고 전하더군요.

 

노랗게 물들어 가는

설봉산 영월암의 640년 노거수 은행나무와

설봉호 주변을 둘러보겠습니다.

 

 

 

영월암 입구의 가을빛입니다...

 

산의 아랫쪽에는 안개가 짙었지만

막상 이곳에 올라오니 안개는 오간데 없더군요.

 

 

 

 

오르는 길목에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가을빛에

소스라치게 놀래 보기도 하구요. 

 

 

 

 

보물 제822호 영월암 마애불...

 

 

 

 

은행잎 자체는 상당히 작았지만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더불어 일찍 물들었더군요.

새벽을 가지런히 깨우시는 분들이 있네요.

 

 

 

 

오르는 길목에서 귀히 만나는

또다른 구불구불한 삶을 만나기도 하구요.

질곡한 오늘날 우리네 삶을 보는듯 하기도 합니다.

 

 

 

 

마애불에서 바라본 영월암과 은행나무...

 

 

이천시 향토유적 제14호로 지정된 영월암.

1300여 년이라는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아름다운 암자다.

원래는 '북악사'란 이름으로 문헌상에 나타나고 있는 고찰이다.

영월암 중건기에 따르면 신라 제30대 문무왕 때에

의상조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나,

이를 뒷받침할 문헌이나 금석문 등은 전하지 않는다.

 

수령 640년의 이 은행나무 나옹대사가 식수하였다고 전한다.

수고는 37m에 둘레는 5m가 되는 보호수이다.

 

 

 

 

붉게 토해내는 단풍잎 너머의

은행나무는 한그루는 아직 파랗더군요^^ 

 

 

 

 

영월암은 작은 암자이지만 

나름 아담하기도 하고 이쁘답니다^

한그루의 노거수 은행나무가 더불어

그 빛을 더하고 있구요. 

 

 

 

 

가지런히 놓인 등산화와 스님의 털신이

세상속의 조화로움을 대변하는듯 하기도 합니다.

 

 

 

 

완전한 노랭이로 빛을 발하는

그 아름다움은 누군가 가을을 노래하기에

아주 좋아 보이더군요.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니

또 다른 세계인양 이런 아름다움이

시선에 들어 오더군요. 

 

 

 

 

은행나무 곁에서 벗하는 느티나무의 뿌리는

또 다른 역사를 보는듯 하더군요.

 

 

 

 

문득 은행나무 곁을 지키는

오래되고 낡은 공중전화 부스가 보이더군요.

비록 공중전화는 없지만 말입니다.

 

휴대전화의 영향은

산사의 공중전화 부스까지...

 

 

 

 

12년이 지난 전화번호부는 먼지가 소복하고

누군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듯... 

 

 

 

 

이렇게 가을은 거닐며 나눔하는 것이고

한그루의 은행나무 아래서 깊이 사색할 수 있는

풍요로운 계절인 것은 확실하더군요.

 

영월암의 수령 640년

노란빛 은행나무 한그루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들이 교차하기도 했습니다.  

말없이 터벅터벅 하산해 봅니다.

 

 

 

 

아직은 안개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설봉호의 가을빛은 이토록 도자기 세계와 더불어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

누군가 다리를 건너는 이는 없었지만

주어지는 그림들은 가을빛의 한가운데를

거니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을인가?

가을은 짧지만 큰 감흥과 기쁨을 주는것 같아요.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이 더불어 함께하니

그 또한 감사하고 행복한것 같더군요.

 

괴산 문광저수지의

풍덩 물에 빠진 노랭이를 담아보려

새벽같이 문득 달려가 보고도 싶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도 나름의 가을을 노래할 수 있는

설봉산과 영월암 그리고 설봉호가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가을의 전설은

특별한 곳에만 있는게 아니고

발닿는 곳곳에서 숨쉬고 호흡하더이다.

 

멋진 시월의 마지막날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