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조지훈 시인의 그리운 고향 주실마을 기행...

금모래은모래 2012. 11. 27. 14:40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승무’.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본 시가 아닐까.

이 시를 쓴 청록파 시인 동탁 조지훈.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있는

주실마을엔 그의 생가가 있다.

 

주실마을은 한양 조씨들의 집성촌으로

마을의 모습이 배의 모습을 닮아 그리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고택들의 아담함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경북 영양의 전통마을 주실마을을 돌아보겠습니다.

 

 

 

 

 

주차장에 주차 후 탐방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가 보자...

 

 

 

 

 

마을 안쪽엔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 있다.

 

 

 

 

 

마을 입구의 샛강...

 

 

 

 

 

기왓장 그리고 돌담길...

이곳은 아름 아름 찾는이들이 의외로 많다.

 

 

 

 

 

호은종택.

 

조지훈의 생가인 호은종택은

이 마을 입구 주실교 건너편 우측에 자리한다.

 

호은종택(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은 주실마을의 입향조인 조전의 둘째 아들

조정형이 지은 것으로 경상도 북부 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다.

 

 

 

 

 

청록파 시인 동탁 조지훈은 누구인가?

 

조지훈 시인..

 

1920. 12. 3 경북 영양~ 1968. 5. 17 서울.

청록파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며 전통적 생활에 깃든 미의식을 노래했다.

본관은 한양(漢陽). 본명은 동탁(東卓).

아버지 헌영(憲泳)과 전주이씨(全州李氏)인 어머니 사이의 4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맏형 동진(東振)은 요절했으나 〈세림시집〉을 펴낸 시인이었다.

 

어려서 할아버지에게 한문을 배운 뒤, 3년간 영양보통학교를 다녔다.

서울로 올라와 1939년 혜화전문학교(지금의 동국대학교)

문과에 입학해 〈백지〉 동인으로 참여했고, 조연현 등과 친하게 지냈다.

 

1941년 대학을 졸업하고 일제의 탄압을 피해

오대산 월정사에서 불교전문강원 강사로 있었고,

1942년 조선어학회 〈큰사전〉 편찬위원으로 참여했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검거되어 신문을 받았다.

이듬해 고향으로 내려가 지내다 8·15해방이 되자 다시 서울로 와서

명륜전문학교·경기여자고등학교에서 강의했다.

 

1947년 동국대학교 강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6·25전쟁 때는 문총구국대 기획위원장으로 중부전선에서 종군했고,

1961년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시인회의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1963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초대 소장이 되면서 시쓰기보다

한국문화사대계〉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힘썼다.

 

그뒤 1968년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68년 토혈로 사망하여 경기도 양주군 마석리에 안장되었고,

1972년 서울 남산에 시비가 세워졌다.

 

 

 

 

 

호은종택

 

 

 

 

 

얼핏 보기에도 한옥과 어우러진 신문물의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호은종택 뒤안의 굴뚝이 이쁘다...

 

 

 

 

 

제법 나이들어 보이는 감나무가

홀로 호은종택의 담장을 우뚝 지키고 있다.

 

 

 

 

 

마당가에 남아있는 당시의 흔적...

 

 

 

 

 

마을을 둘러보도록 하자.

 

 

 

 

 

담밖에서 호은종택을 다시 한번 보고..

 

 

 

 

 

마을이 참 좋다.

 

 

 

 

 

방우산장...

 

 

 

 

 

매번 이 주실마을을 올때마다 느끼는 것은

마을이 유난히 평온하다는 사실...

 

 

 

 

 

교회도 멋있다.

혹시 노아의 방주?

 

 

 

 

 

마을 안쪽에 있는 빈집...

 

 

 

 

 

마지막 가을빛...

 

 

 

 

 

 

마을길은 그냥 말없이 거닐기만 하여도 좋다.

 

 

 

 

 

주실마을은 400년을 이어온 마을답게 곳곳에 고택들이 남아있는데,

옥천종택(경상북도 민속자료 제42호)은 주실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주실마을을 한눈에 담기 좋은 곳이다.

 

옥천종택과 함께 월록서당(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72호)도 주실마을에 가면 들를만한 곳이다.

한양 조씨, 야성 정씨, 함양 오씨 등이

후진양성을 위해 건립한 이곳은 조지훈이 어린 시절 수학한 곳이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볼 것은 서당의 위치다.

 

요즘에야 교통이 편한 곳에 학교가 위치해 있지만

조선시대 서당은 마을의 가장 높은 곳이나 가장 먼 곳에 위치해 있었다.

서당을 오가는 동안 공부의 어려움을 어려서부터 느끼게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스승에 대한 존경, 즉 스승은 쉽게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가르침도 포함된다.

월록서당이 주실마을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주실마을은 천천히 여유를 갖고 걸어서 돌아보는 게 좋다.

 

차가 지날 만큼 도로가 여유롭지 않고, 마을 안에는 마땅히 주차할 공간도 없다.

꼭 주차해야 한다면 마을 입구, 주실교 옆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해 넘어가는 들녘에서 콩타작을 하고 있는

어르신의 손길이 무척 바빠 보인다.

그냥 흑백으로 한번 담아보고..

 

 

 

 

 

이제 마을 끝자락에서

지훈 시공원으로 이동해 보자.

 

주실마을은 사실 워낙에 볼거리가 많아

모든걸 포스팅 하기엔 역부족하다.

 

이번엔 지훈 문학관을 제외한

마을내부와 지훈 시공원 정도를 둘러보고 오기에도 바빴다.

 

내 고향 영양엔 이렇게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주실마을이 있다.

 

다음편에서는 지훈 시공원 쪽으로

이동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