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 기차의 복선화 사업으로
사라지거나 새로이 건축된 간이역이
의외로 많은것 같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간이역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지어진 간이역도 있으며 기차가 다니진 않지만
그나마 예전의 역사가 그대로 남아서
잘 보존되는 곳도 있다.
오늘은 그러한 중앙선 복선화 사업의 일환으로
지금은 비록 폐역이 되어 기적소리는 멈췄지만 많은이들의
추억을 되새김해 주고 있는 남양주 조안면의 능내역을
바람불어 차가운날 3년만에 다시금 다녀왔다.
3년전 겨울날엔
하얀 눈이 함께 했는데...
능내역에서는
빈 선로를 거닐며
그렇게들 추억하고 있었다.
걷어내지 않고 짧은 구간이나마
이렇게 선로를 유지해 주는것도 어쩌면
감사한 일인듯 하다.
추억을 되새김하라고
남겨둔 그곳에 발을 올려 보았다.
능내역은 늘 이렇다.
주말엔 절대 외롭지 않은듯 하다.
누군가 분명히 이곳을 방문해서 그들만의
속삭임의 흔적을 남긴다.
능내역은 특별히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관리가 되고 있는건 아니다.
하지만
대체로 잘 보존되고 있다.
역 주변엔 자전거길과 더불어 먹거리촌이
잘 조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가 유난히 많아
주말이면 늘 붐비는듯 했다.
역사벽면엔
요런 알싸한 재미도 즐비하다.
투박스런 나무 의자와
빨래집게에 휘날리는 흑백사진 몇장...
소담스런 이야기가 있어 더 좋은 능내역...
저 나무의자에 가만히 앉아 보았다.
플랫폼의 의자 대신...
늘 변함없는 한결같음이 좋다.
능내역의 매력인듯 하다.
마을에서의 진입로 모습....
역사에서 바라보면
선로 건너편에서 성업중인
허름한 기와집의 역전집이 보인다.
저렇게 연기 폴폴 내는
역전집에 이번엔 기어코 들어가리라.
매번 역 구내의 맞이방은 항상 잠겨져 있었다.
어느 누군가는 구내를 다녀오기도 했던데
난 잠궈놓을때만 방문하는가 보다.
저 우체통에
엽서한장 후다닥 써서 넣고 싶었지만
결국 실행하지는 못했다.
열차카페도 문이 잠겨 있었다.
자전거길로 건너와서 바라본 능내역은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금새라도 많은분들이
작은 역사안에서 쏟아져 나올듯...
그러고 보면
이 자전거길만 가장 성업중인것 같았다.
서울에서 가까운 이곳 능내역은
불과 몇해전까지만 해도 기차가 다녔다.
시린손 호호불며
추억의 역전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번 들어가 보기로 하고...
자리 좋은 난로 근처엔
벌써 녀석들이 다 자릴잡고 있었다.
식당내에서의 녀석들과의 만남은
조금 어색하긴 하다.
창가로 능내역이 보이는 곳에 자릴잡고
제볍 양이 많은 잔치국수로 한그릇 주문했다.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았다.
잔치국수 한그릇으로
추위를 달래며 당시를 추억하였다.
물론 이곳에 직접적으로 추억이
남아 있는건 아니다.
그저 기차타고 휭하니 지나갔을텐데...
영원히 기차가 떠나버린 그곳에
이토록 도란 도란 사람사는 말소리가
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다행인지...
그 기억은
녹슨 철로위에
한숨처럼 길게 누워 있다는데...
또 하나의 간이역 능내역은
멈춰진 기적소리보다는 새롭게 써 내려가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샘솟는듯 했다.
수많은이들의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법도 하지만
능내역은 변함없는 의연함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바람불어 차가운날엔
능내역의 녹슨 철로위를 거닐고 역전집에서
따뜻한 잔치국수 한그릇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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