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바람불어 그리운 날엔 양수리 세미원으로 오시게...

금모래은모래 2015. 6. 22. 06:00

 

 

 

그들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세미원에 드디어 연꽃이 피었네요.

 

지난 토요일 천둥을 동반한 억센

빗사이로 남양주에서의 산행을 마치고

우중산행 후의 모양새는 비록 말이 아니었지만

세미원의 연꽃 개화 소식에 그냥 돌아올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시간까지 계속된 비가

조금 수그러들긴 했지만 가뭄끝의 단비라서

반가운 마음으로 우산 하나 받쳐들고

한바퀴 둘러보고 왔습니다.

 

작년보다 일주일 정도

개화가 더 늦는것 같았구요.

 

비내리는

세미원의 연밭입니다.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예상보다 방문객들이 많았습니다.

 

오랫동안 연꽃 개화를 기다린 사람들처럼...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눈앞에 만나게 되는

돌다리길을 그냥 빼 먹을순 없자나요.

 

 

 

 

항아리 분수도 맘껏

자신을 뽐내고 있구요.

 

 

 

 

 

저만치 정자앞에서

아직은 듬성듬성이긴 하지만

연한빛깔의 연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작년에 보고 다시 만나는

설레이는 기분으로 재회했습니다.  

 

 

 

 

넓은 연잎새 위엔 머금지 못한

빗방울들이 저마다의 자랑질들을 하구요. 

 

동글 동글...

또르륵...

 

 

 

 

우산을 쓰긴 했지만

연밭을 즐기기엔 무리가 없었습니다.

 

단비가 제법 많이 내리는 가운데

연밭을 거닐 수 있다는 것도 어쩜 행운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이건 뭐죠?

 

설마 제네들 스스로 저 자리까지?

제법 깊은 곳인데 누군가 끄집어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거던요. 

 

 

 

 

스스로 물방울이 되어버린

빗방울들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도란 도란 저만치 앞서서 걸어가는

아이들의 우의 입은 뒤태가 어찌나 이쁘던지요^^

 

 

 

 

헉....

 

제가 찾던 바로 그녀석입니다.

작년에 제가 무슨 복숭아 같다고 했던

바로 그녀석이 눈앞에 떡하니 나타나더군요.

 

워낙 색감이 고와서

여느 연꽃들과는 확연히

차별화 되는 고귀한 녀석입니다.

 

 

 

 

혹자는 이 빛깔을

소녀의 볼빛에 비교하기도 하고

많은이들을 설레게 하는

바로 그 연꽃입니다.

 

빗방울까지 머금고 있으니

더 운치있습니다.

 

 

 

 

 

빗방울의 무거움을 버티질 못하고

고갤 숙인 연꽃의 모습에서는

숙연함이 역력했구요.

 

 

 

 

부지런히 빗방울을 머금는 듯한

그 기새가 고마웠습니다.

 

 

 

 

꽃보다 사람?

사람보다 꽃?

 

세미원의 연밭엔

항상 그런 그림이 그려진답니다.

 

 

 

 

그날따라

가뭄해소의 단비가 내려서인지

돌고기 마저도 웃는 모습인것 같더군요.

 

 

 

 

또 하나의 전설을 기다리며...

 

 

 

 

숨겨진 녀석들의 고고한 자태는

보는이의 맘마저 홀연히 앗아 갔답니다.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의 매직쇼는 아직 몇날 몇일을

더 담글질해야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곧 용트림할 것 같습니다.  

 

 

 

 

지금의 몽우리들이 다같이 노래하는 그날의 세미원엔

그들을 반겨주는 또 다른 무리들이 더불어 함께할 것 입니다.

대포군단들 또는 진사님들의 외침까지...

 

 

 

 

모자하나 달랑 올려 놓았을뿐인데

다양한 그림이 연출되네요.

 

연신 내리는 빗줄기를

반겨주는 환호성인듯 합니다.

 

 

 

 

요소요소엔 다양한 색상의 수련들도

아직은 자리를 지키고 있구요.

 

 

 

 

이 녀석들도 몸부림을 치고 있네요...

곧 뭔가 일을 저지를 태세^^

 

 

 

 

끝물의 꽃양귀비가

단비를 만나면 이런 자세랍니다.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라고 하는...

 

 

 

 

주변의 넝쿨 능소화도

한몫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곧 터지기 직전의 연잎의 아우성은

볼때마다 다른것 같았습니다.

 

하트였다가 이티였다가

사마귀의 눈이 되기도 하고

늘 신비로움입니다.

 

양수리 세미원의 비내리는 오후에는

그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기쁜 소식만으로도

충분한 설레임이었지만 단비를 가득 머금은 그들과

두눈을 마주할 수 있어 더 행복했습니다.

 

바람불어 그리운 날엔

문득 양수리 세미원으로 오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