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엔
김장을 하기 위해 처가가 있는
경북 봉화를 다녀왔습니다.
봉화를 내려간김에
잠시 짬을 내어 닭실마을의
청암정을 잠시 둘러볼 수 있었구요.
이른 아침부터 가늘게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는
장거리 운전을 더 힘들게 하더군요.
어느 가정에서나 다 준비하는
겨울채비의 별미인 김장을 위해 나섰다가
매년 이맘때면 꼭 둘러보는 청암정의
늦가을날을 둘러보겠습니다.
블친이신 초희님의 몇일전 이곳 청암정 포스팅에서
대단히 화려한 단풍세례가 이어졌지만
역시나 이젠 정말 끝자락이더군요.
물도 많이 빠져 버렸으며...
그나마 작은 반영은 살아 있더군요.
하나 둘씩 방문객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관광버스 한대가 방금 주차장에 서는듯 했습니다.
바닥을 뒹구는 갈낙엽들에서
오히려 큰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다들 조금은 아쉬운 표정들이 역력하지만
돌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거북바위에 직접 올라
청암정의 위용을 즐기기도 하더군요.
신발을 벗고 청암정에 올랐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당시 선비의 시선인듯...
가늘게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빗줄기가 약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경기도에서부터 고속도로에서
계속 빗길을 운전했는데..
거북바위 위 청암정 안에서....
역광 보정을 했더니 사진이 이상해져 버렸습니다...ㅋㅋㅋ
해설사님을 대동한 제법 많은이들이
이곳 청암정 뜰과 돌다리를 거닐며 떠나가는
마지막 가을향기를 배웅이라도 하는듯 하더군요.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그나마 저를 기다려준 듯한 저 작은
흔적마저 없었다면 무척 쓸쓸했을것 같아요.
방문객 가운데 처음보는 몇분이서
스마트폰 사진을 기념으로 담아 달라길래...
너무 만족해 하시면서 모델까지 해 주셨습니다.
대구에서 오셨다는
단풍빛 미소가 참 고우신 분들입니다.
둥근 연못에 물이 빠지고 단풍이 지고 나니
포토 포인트가 많이 줄었습니다.
요즘은 어딜가나
스마트폰들이 무척 분주합니다.
단풍 화려한 날의 안개낀 아침
이 청암정을 만난다면 큰 감동이거널...
꼭 이렇게 김장철엔 한발 늦어 버리는 아쉬움이..
그래도 그저 좋았습니다.
짙은 먹구름 사이로 가늘게 비마저 내렸지만
뒹구는 낙엽이 친구인양 외롭지도 않고
청암정을 거닐고 돌다리를 건너기엔
전혀 불편하질 않았습니다.
사실 이곳 청암정이 위치한 닭실마을은
택리지에 소개된바와 같이 영남 4대 길지 가운데
이름난 한곳이 아니던가...
청암정엔 봄빛 노래 소리와 여름날의 싱그러움이 있다면
가을엔 이토록 변화무쌍한 그리움이 가득하답니다.
웅장하지 않은 시골의 작은 정자 청암정...
그 정자의 뜰을 거닐고 긴 돌다리를 건너려고 지금도
많은분들이 방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청암정엔 다른 정자에서 쉬이 느낄 수 없는
청암정만의 여운이 남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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