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 보고 싶었다.
지난 초가을 충주시 앙성면 남한강속의 섬
비내섬 억새숲길을 걷고 우연히 발견한 낡은 약방...
이 지역에서는 온천으로
제법 잘 알려진 앙성온천 또는 능암온천이
있는 바로 그곳의 작은 시골 약방...
약국이 아닌 약방..
예전엔 대부분 약방이었지만
지금은 이런 약방을 찾아보기가 쉽질않다.
한 자리에서 60여년의 세월동안
변함없이 지역민들과 함께하고 있는
지금은 비록 낡고 쓰러져 가는 작은 약국이지만
우리네 삶의 이야기가 가득 묻어나는
능암약국을 소개합니다.
주변에 자동차전용도로인 38번 국도에서
앙성방향으로 내리면 이런 조형물이..
이 지역의 특산물이 복숭아거던요.
도로변에서도 잘 보이는 거대한 복숭아랍니다^^
차로 5분여 거리에 위치한
능암온천의 고장 능암리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이곳은
온천으로도 유명하지만
충주시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는
충주 참숯 한우로도 잘 알려진 곳입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대로된 충주한우를
맛보고 올 수 있거던요.
주변엔 골동품을 판매하는 곳도 많은데
골목마다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도 있더군요.
바로 저곳입니다.
도로변에 위치한 한옥의 작은 약방...
온천으로 인해 주변엔 모텔과 호텔이 즐비한데
저토록 다 허물어져 가는 한옥의 약방이
그 오랜세월을 지키다니...
실로 놀라운 장면이었습니다.
억새숲을 거닐고 나오다가 우연히 보고선
꼭 다시한번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었거던요.
처음 보았을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벽면 글씨에서 새마을을 논하고 있네요.
70년대에 쓴 글인것 같더군요.
어김없이 영업중인
약방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얼마나 정겹던지
가슴이 뭉클한 느낌이었습니다.
닳고 닳은 창문틀을 자세히 보았습니다.
오래되어 분명 수리를 했을텐데도
투박스러움 보다는 정겨움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저게 뭔지 아시죠?
약방문을 닫고난 뒤에 다시금
저렇게 나무로된 이중문을 닫는답니다.
예전에 시장쪽에서
자주 보던 나무문입니다.
입구의 천장을 보니 흙으로 되어 있네요.
최초 이 한옥이 지어질때의 모습인것 같았습니다.
약방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좌측을 보니
창고를 겸하고 있는 곳의 문이
또한 멋지더군요.
낡고 기우뚱해진 문이지만...
도로변을 돌아 약방뒤로 왔습니다.
어르신 내외분이 김장하신다고
무척 분주하더군요.
"안녕하세요 어르신 능암약방을
얼마나 오랫동안 운영하고 계세요?"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더군요.
"한 60년 이 자리에서 약방을 하고 있어요"
83세의 할아버지는 정정하셨습니다.
"요즘은 많이 찾지는 않지만 그래도 간간히
손님이 있어요"
할아버지는 상당히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며
앞으로 변함없이 이 능암약방을 지금의 모습 그대로
운영해 나가실 계획이라고 하시더군요.
"저 집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인데
88년도 올림픽때 지은것이여"
약방 바로 뒷편의 양옥집은
어르신 둘 내외분이 사시는 집이라고 합니다.
약방의 뒷편 모습입니다.
세간살이가 널려있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일상에서 다 필요한
도구와 비품들이더군요.
옆쪽의 약방 간판입니다.
도로를 건너와 있는데
약방앞에 검은색 차가 한대 서고
약방안으로 손님 한분이 들어가시더군요.
이웃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분인데
오랜 단골이라고 합니다.
맞은편 도로에서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멍하니
약방을 바라보았습니다.
이제는 쉬이 보기 어려운 광경이기에
더더욱 애뜻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건축물 자체가 한옥이어서
더 그런것 같구요.
충북 충주시 앙성면 능암리에는
다 쓰러져 가는 낡은 한옥의 능암약방이 있습니다.
60년의 세월을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며
지금도 변함없이 성업중인 이 능암약국은
도로변에 위치하여 이웃 주민들에겐 쉼터이며
도란도란 나눔의 장터인양했습니다.
세월이 지나 다시금 방문했을때도
능암약방은 변함없이 성업중이리라 믿습니다.
어르신 내외분의 건강한 일상과
만수무강을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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