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끝난 어느날 오후에
문득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생가와
주변을 휭하니 둘러보고 왔습니다.
물론 여기도 처음 방문하였으며
비록 축제는 끝났지만 그 여운이 남아
거니는 곳곳에서 메밀꽃 향기와 더불어 저처럼
그 꽃향기를 찾아나선 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출신의 문학가 가운데서
봄봄의 김유정 선생과 더불어 학창시절
유난히 좋아했던 분이 바로 가산 이효석 선생이다.
그의 삶과 문학세계에 빠진것 보단
지금의 시대에서 바라보는 풋풋한 전설같은
단편소설에 매료되었던 추억이 많다.
메밀꽃 축제가 끝난 뒤의
강원도 평창 봉평의 가을빛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주차장에서 만난 이효석 선생의 생가 이정표...
이정표를 보고 고개를 돌렸더니
생가터가 아닌 식당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식당 이름도 메밀꽃 향기라고 하니...
이곳 봉평은 메밀꽃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수가
없는 그런 지역인가 보다.
하얀 소금가루를 뿌려 놓은듯
밀가루를 뿌려 놓은듯...
그 식당 바로 우측의 이효석 선생 생가터...
그럼 이효석 선생에 대해서 알아보자.
소설가.
장편소설보다 단편소설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이국에 대한 동경을 소설화했다. 호는 가산(可山).
이시후(李始厚)의 맏아들로 태어나 가정 사숙(私塾)에서 한학을 배웠다.
1920년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에 입학,
1925년 졸업하고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학과에 입학했다.
재학시절 조선인학생회 문우회에 참가하여 기관지 〈문우〉에 시를 발표했고,
K. 맨스필드, A. 체호프, H. J. 입센, T. 만 등의
작품을 즐겨 읽으며 문학관의 정립에 힘썼다.
당시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들과 비슷한 경향의 소설을 써서 유진오 등과 동반자 작가로 불렸다.
1930년 경성제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조선총독부
경무국 검열계에 보름 정도 근무하다 경성(鏡城)으로 내려가
경성농업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했다.
이때부터 작품활동에 전념하여
1940년까지 해마다 10여 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1933년 구인회에 가입했고,
1934년 평양숭실전문학교 교수가 되었다.
1940년 아내를 잃은 시름을 잊고자
중국 등지를 여행하고 이듬해 귀국했으며,
1942년 뇌막염으로 언어불능과 의식불명 상태에서 죽었다.
오래된 물건들이 무척 정겹게 보인다.
사실 이곳 생가터는 개방되어 있지는 않다.
이효석 선생은 유년 시절을 이곳에서 보냈지만
떠나면서 다른 이웃에 집을 팔고 갔기 때문에 지금은
다른분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처음엔 초가였다가 스레트 지붕으로 개량했다가
지금의 기와로 변천되었다고 안내되어 있다.
생가터 바로 옆의 또 다른 식당...
이곳도 물론 메밀꽃으로 시작되는 식당이라는...
생가터를 둘러보고
복원된 생가지로 이동했더니
주차장에서 해바라기 단지를 만났다...
그럼 복원된 생가로 들어가 보자.
원래의 생가지에서 300여m 아랫쪽에
별도의 공간에 초가로 복원되어 개방되고 있다.
축제 끝난 평일이지만
그래도 제법 메밀꽃 향기를 찾아
이곳 봉평까지 찾아 오신분들이 많았다.
하얀 메밀꽃을 밑그림으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는 방문객들도
여기저기서 눈에 뛰고...
복원은 말 그대로 복원이다.
자리도 원래의 자리가 아닌 다른 곳이다 보니
썩 내키지 않아 눈으로만 둘러보았다.
복원된 생가 주변엔
메밀꽃뿐 아니라 다양한 꽃동산으로
참 이쁘게도 꾸며져 있다는 사실...
복원된 초가의 생가 뒤로
선생이 평양에서 생활하던때의
붉은 기와의 집 한채가 다시금 복원되어
메밀밭 언저리에 자릴 잡고 있다.
그 메밀밭에서
지난날 소설속의 주인공을 추억하며
다시금 소녀로 돌아가는 이들의 미소가 아름답다.
마음까진 중년이 아니라는...
생가지에서 축제장에 이르는 곳엔
이토록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촌이 형성되어 있다.
축제기간이 아니어도 쉬이 느낄 수 있도록...
난 왜 여기서
피노키오가 생각나는지...
강원도 평창 특히나 봉평은
메밀꽃과는 아주 귀한 관계인듯 하다.
그 문구처럼 얼핏보면 하얀 소금을 닮기도
아니면 밀가루를 닮기도한 메밀꽃...
저 메밀을 수확하여 메밀묵과 막국수 등의
다양한 요리를 해 먹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은
웰빙을 강조하는 지금의 우리네 입맛과는 분명
많은 차이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메밀 막국수를 참 좋아하고
자주 먹는 편이지만...
이곳은 주변 환경 자체가 청정구역이다.
거닐며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친환경적인듯 하다.
그것이 강원도 특구의 자산이리라...
다시금 이동하여 축제가 열렸던
강가에 도착했더니 다른 불로그에서 보았던
그 돌다리와 섶다리를 만날 수 있었다.
어느 불로그에서 보았던
아이들이 이 돌다리를 건너가던 모습이
유난히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축제를 위한 섶다리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추억의 다리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고향인 경북 영양에서도 어린시절
마을앞에 작은 섶다리가 있어 건너 다녔던 기억이
아직도 너무나도 생생하기만 하다.,
아쉽게도 여기까지 밖에 못 보고 왔다.
문학관과 또 다른 주변의 다양한 기운을 맛보며
이효석 선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무렵속으로 들어가서
주인공인양 흉내도 내어보고 싶었지만
남겨두는 미학으로 발길을 돌렸다.
너무 큰 반전인가^^
부족함이 있어야 채우기 위해
다시금 방문할 명분이 있으리라 생각되기에...
진작에 가 보고 싶었고
진작에 거닐고 싶었던곳이지만
뒤늦은 이제사 슬그머니 둘러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게 위안을 삼는다.
문득 누군가 저곳을 다시 가자고 할때
주변을 다 둘러보고 온양 자랑질이나 말아야겠다.
가산 이효석 선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도 아련하게 진행되고 있는
강원도 평창 봉평의 아름다운 이야기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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