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
인간이 불을 사용하면서
산업혁명과 더불어 발달되었던
우리네 삶과 가장 친숙했던 불을 켜는 도구?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 공장
경북 의성 성광 성냥공업사를 다녀왔습니다.
아쉽게도 몇달전부터 조업이 중단되고
꼭꼭 걸어잠긴 출입문 틈새로 멍하니 바라보며
인적이 전혀없는 주변만 맴돌다 왔습니다.
잊혀진 아날로그가 아니라
지금도 일상생활 곳곳에서 사용되는 성냥은
결국은 국산은 전혀없고 전부 수입품이라는 사실이
여행자의 맘을 더 아프게 하더군요.
조업이 중단된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
의성 성광 성냥공장을 소개합니다.
아직도 가끔은 일상에서 성냥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마지막 성냥공장이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질 않았습니다.
의성향교 바로 앞에 위치한 공장 정문은
굳게 잠겨져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더군요.
각종 창문엔 쇠창살로
단단하게 채비를 한걸로 봐선
당신엔 나름 잘 나가던 공장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1954년에 창업되었다니
우리네 산업발전과 더불어 함께
했음을 쉬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국내 유일이라는 문구가 무색해졌지만
언젠가 재기할 수 있을것이라 공장 주변의 어르신들은
굳게 믿고 있더군요.
당시엔 철조망으로 이렇게 단단하게 담을 치고...
정문 출입문에 사진 몇장이 소개되어 있더군요.
당시 또는 최근의 작업 장면 같았습니다.
문 틈새로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사무실로 보이는 저곳에도 자물쇠가 다 채워지고
인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적막강산의 조용함이더군요.
시끄러웠을 기계음도 다 멈추구요.
공장내부를 둘러볼 수 없어
외곽으로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습니다.
흙벽돌로 쌓았던 건축물들의 속내가
여실히 다 들어나기도 하구요.
그러고 보면 뼈대에서는 리모델링의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나뒹구는 저 나무들은 뭘까요?
설마 성냥개비의 재료들?
공장 뒷편에도 큰 나무 덩어리들이
뿔뿔이 나 뒹굴고 있더군요.
오래되어 낡고 허물어져 가는 나무 기둥과
더불어 세월을 노래하며 말입니다.
앗!
이게 뭐죠?
성냥으로 만들어지는 성냥개비였습니다.
수천 수만개의 작은 성냥개비들이 헛칸 비슷한 창고에
그냥 그대로 방치되다시피 쌓여 있더군요.
급하게 조업을 중단한듯 말입니다.
손으로 한웅큼 집어 보았습니다.
바삭 바삭 말라서 아주 탄탄한 성냥개비였습니다.
물론 미완성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저만치 틈새로 공장의 내부가 보이더군요.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큰 기계들이
가만히 휴식하고 있더군요
쇠기둥에는 늙은 전선줄과
스위치 그리고 콘센트가 녹슨채
대롱거리고 있구요.
잠겨진 문 틈새로 작업하던 실내의
일부가 보이더군요.
금새라도 다시 재개할 태세로 말입니다.
공장의 오래된 외관에서는
오늘날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반도체 공장들이 생각났습니다.
저 출입문으로 무수히 다녔을
성냥공장 인부들의 발자욱 소리가
귓전을 멤돌더군요.
자재를 보관하던 창고옆의
구석진 곳에서 자물쇠로 채워진 화장실을
우연하게 발견했습니다.
수세식이 아닌 푸세식이었습니다.
그나마 지붕이 있어 비는 피할 수 있는
옛방식의 화장실이더군요.
화장실앞 축에서 일회용 라이터를 발견했습니다.
허물어져 가는 성냥공장에서 발견한 일회용 라이터에서
무수한 생각들이 교차하기도 했습니다.
그 일회용 라이터도 오래되고 낡아 버려진듯 보였지만
이곳이 성냥공장이라는 특색으로 인해
아이러니한 만남 같았습니다.
구내식당도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공장 자체가 제법 컸습니다.
그저 가내수공업 정도로 생각했던 제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뭐냐구요?
구내식당 맞은편에서
또다른 푸세식 화장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화장실은 나무 판자로 만들어졌으며
간이 화장실처럼 아주 작은 구조로
구내식당과 벗하고 있더군요.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들이
하나같이 낡고 허물어져 갔지만
오랜 세월 이곳을 드나들었던 분들에겐
이 또한 소중한 삶의 터전이 아니었을까요?
공장의 약도처럼 보이는 포스터에서
전체 공장의 평수 및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는데
상당히 크고 많은 건축물들이 눈에 뛰더군요.
이곳에서 만들어진 성냥들이
전국 곳곳을 누볏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몇장을
페이스북에 게재를 했더니 의외로 많은분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더군요.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 마저 조업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에 말입니다.
휴가기간중 의성의 누님댁을 방문하면서
진작에 이곳을 방문하고픈 마음에 불현듯 찾았는데
조업이 중단된 사실도 모르고 인적없는 주변을
그저 말없이 이렇게 멤돌다 오게되어
마음이 무척 씁쓸하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조업이 중단되었지만
경북 의성 성광 성냥공업사의 멋진 부활과
재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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