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얼 29일 일요일 오후..
집안 대소사(결혼,회갑,생신 등) 일들로 무척이나 분주한
주말 일정 가운데,,,
이번 기행 예정에 없던 화제의 독립 다큐영화 '워낭소리' 촬영지를
다녀오게 되었다~~
경북 봉화 국도변에 위치한 워낭소리 촬영지 안내판....
큰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워낭소리 촬영지...
마을 어귀에는 봉화군에서 제작 설치한 이런 문구의 현수막이
오가는이의 발길을 먼저 반겼다~~
깨끗하게 잘 설치된 워낭소리 촬영지 안내표지판~~
워낭소리가 워낙에 화제의 독립영화다 보니
상당히 조심스런 가운데 정말 조용히 혼자서
촬영지 전체적인 분위기만 후다닥 둘러 보고 올 요량이었다.....
봄철 농촌의 바쁜 일손으로 많은이들의 눈총이 두렵기도 하고
하여간 도로변의 촬영지 몇 곳을 지나는 길에
우연히 직접 둘러 볼 수 있었다 ~~
마을 어귀에서 1km정도 들어오니 낯익은 안내 간판속의
영화속의 두 어르신의 환한 웃음이 넘 반갑다~~
입구엔 간이 화장실도 만들어져 있었다....
입구에서 바라보니 두 어르신의 집이 저만치 보인다~~
맞은편 밭에서 봄 들일로 분주한 동네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차를 큰길가에 세웠지만 차마 직접 집까지 올라가 보기가 두려웠다...
몸도 불편하신 최원균 할아버지의 일상에 누를 끼칠까
걱정도 되고 두분의 평온한 생활속에 나의 방문으로 인해
도리어 불편을 끼칠까 걱정도 되었기에...
저만치 바라보이는 두분의 집 주위엔 영화속에서 안 보이던
많은 장승들이 즐비하게 정렬되어 있었다,,,
이제 돌아가려했다...
여기까지만 봐도 가슴 뭉클했기에~~
그런데....
내가 두 어르신 댁을 큰길가에서 사진으로 찍고 있을때
낯익은 소달구지가 저만큼 길가를 오르고 있었다~~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후다닥 달려갔는데....
아!!~~
아니나 다를까...최원균 할아버지시다~~
직접 집을 방문하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운좋게 길에서
할아버지를 만나뵐 수 있을 줄이야....
오늘도 여전히 그 젊은소가 이끄는 소달구지에 불편하신
몸을 이끄시고 밭일을 가시는 듯했다~~
순간 당황스런 할아버지의 말씀....
"사진 찍으소~~"
많은이들이 다녀가신 듯 달구지를 멈추시고 하시는 능란하신 말씀에
가슴설렘과 두근거림 그리고 불안함,,,,죄스러움...
하여간 염치불구하고 할아버지께 양해를 구하고 한컷만 찍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할아버지의 세월의 무게가 강한 두손을 꼭 잡고 건강에 관련한
간단한 안부만 여쭤 볼 수 있었다...
아직도 머리는 많이 아프시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그 어떤 질문도 못 드렸다....
순간 정체 된듯한 내 자신의 호흡불능 현상...
예상치 못한 할아버지와의 만남이 아마도
너무나도 큰 충격이었는가 보다.....
그 잘나가는 배용준이나 황수정 등의 유명 연예인을
만났을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이렇게 할아버지를 만나 뵐 줄 알았으면
과일 한봉지라도 챙겨서 올걸 하는 때늦은 후회와 더불어...
주차된 내 차옆을 지나쳐 가는 소달구지~~
영화속에서 젊은소의 송아지는 팔려서 다른곳으로 갔는데...
또 다른 송아지가 그 뒤를 따르는걸 보니
그새 젊은소가 이렇게 다른 송아지를 출산한 듯 하다....
아스팔트위를 여전히 소달구지에 의지한 채
들일을 가시는 최원균 할아버지~~~
올드파트너~~~~
소무덤 가는길~~
입구에서 400m 라는 안내 간판이 보인다...
그쪽 밭 쪽으로 할아버지의 달구지는 가고 있었다~~
소무덤...
직접 가 보고싶었다~~
400m ~~거리도 얼마되지도 않은데...넘 궁금하기도 하고....
하지만 참았다~~
방금 할아버지께서 일하시러 그곳으로 가셨는데
지금 바로 뒤따라 가면 일하시는데 방해도 될것 같고...
스스로 궁금증을 달래며 참는쪽으로 선택했다~~
보통 여행지에서
자신의 얼굴을 담은 사진한장 정도는 찍는게 기본인데..
이번엔 그럴 정신적인 여유조차 없었다...
부끄러웠다...
그곳에서 내 자신의 방문기념 촬영을 한다는 사실이,,,
그래서 이번 여행의 증표는 완전 꽝이다..
그래도 기분은 짱이다^^
돌아 나오는길의 워낭소리 촬영지 마을~~
계획된 기행도 아니고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으로 다가선 워낭소리 촬영지....
직장교육실에서 또한 극장에서의
두번의 상영.......
영화속에서 올드파트너의 가슴 뭉클한 삶으로 커다란
징표를 남겨주신 팔순의 할아버지와 늙은 소~~~
독립 다큐영화 초유의 380만명 관객의 가슴에 새겨넣은
워낭소리의 힘.....
최원균 할아버지 이삼순 할머니!!!!!
두분 어르신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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