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악문원(負岳文院)을 아십니까?
경기도 이천시 설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소설가 이문열 선생님의 집필공간이자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학을 양성하기 위한 문학 공간이다.
그 부악문원을 다녀왔다.
1998년 1월에 소설가
이문열 선생님의 사재로 설립했다고 한다.
독자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아 이룬 경제적 성과를
인문학 인재 양성에 되돌린다는 취지에서 출발하였고,
아이를 업은 모습과 사람을 돌본다는 의미를 아울러 가진
부아악산(負兒岳山) 자락에 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출입문에 부착된 아주 기이한 형상물...
약간 언덕진 곳의 집필실을 향하는 길목엔
아름다운 해당화들이 그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었다.
그의 발자취가 전해지는 길목...
부악문원은 1998년 이문열 작가의 창작 공간이자
작가지망생을 위한 학숙으로 문을 열었으며,
제4기까지 문학을 지망하는 후학들의 창작과 연구공간으로 운영하다가
지금은 문화관광부지원 문인 레지던스 사업을 병행 수행하고 있다.
부악문원은 2011년, (사)산해문화를 발족함에 따라
(사)산해문화 부설부악문원으로 거듭나
강좌를 ‘소설학교 소설창작과 인문학’으로 개칭해 운영하고 있다.
이름모를 하얀색 꽃은
문원을 더 환한 모습으로 밝혀주고 있었다.
베롱나무에 꽃이 피어 있다.
서울에서 고향을 가는 길목이라고 자리잡은
이곳 이천의 설봉산 자락에서 그동안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되고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그의 손에서
어루만져지며 완성되었던 것이다.
고향이 같은 경북 영양의 동향이긴 하지만,,,
이렇게도 낯선 타향인 경기도 이천에서
함께 머무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참 의미가 깊다고 생각된다.
그의 발길이 닿은 흔적들에서
삼라만상을 그려내며 집필하는 숨소리가 들렸다.
마당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야외 응접실(?)은
그의 문학관을 지켜주고 있는 듯 너무나도 덤덤하다.
베롱나무에서 늦여름을 노래하던 매미 한마리가
내 손아귀에 들어왔다...
다시금 날려보냈으니 다시금 노래 하리라.
이문열 작가는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베스트셀러를 쏟아내던 1980년대 후반 창작공간으로
이천시 마장면 장암2리와 인연을 맺어,
1990년대 초반부터 이천에 자리를 잡고
많은 베스트셀러와 주옥같은 명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부악문원(負岳文院)’을 설립하여 작가지망생, 문학연구자,
국내외 번역가들을 위해 집필실을 개방하여 무료로 머물 수 있게 하고
국내외적 규모의 문예창작·연구 세미나와
교류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고 한다.
아직은 덜 단풍스런 담쟁이 넝쿨도
오르는 길목의 고목과 더불어 호흡하며
엉키고 설켜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말라 비뚤어진 찔레나무의 열매 끝자락엔
어김없이 잠자리 한마리가 그 햇살을 쬐고 있다.
특이한 형상의 담장에서는
푸르른 싱그러움으로 부악문원의
고즈넉함을 더 증가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그의 애정과 그의 손길이 전해지는
부악문원의 담장은 높았지만 또한 아주 낮았다.
어디서 구했는지 토종의 인동초가
오는이를 반기기도 했다.
문향의 고장 고향 경북 영양의 향기인지 모르지만
참 맑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입구 바닥엔 작년의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이 땡깡부리는 아이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문원앞엔 '장암로'라는 돌팻말이 우뚝 서 있다.
이 마을 이름이 장암리라서 그런가 보다.
집필하는 공간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한
세미나 등이 열리는 부악문원의 부속공간(?)인 듯...
서이천 나들목이 바로 앞인데도
고요의 세상처럼 다양한 꽃과 다양한 나무들이
소리없이 잘도 자라고 있다.
문원의 안내를 맡은 듯한 무궁화꽃 일색...
문하생인지 지망생인지 터벅한 머리의 한분이
내 앞으로 터벅 터벅 걸어오면서
어떻게 오셨느냐고 물어본다.
선생님 계시면 차라도 한잔하려고 한다고 하니
집필중이라며 곤란한 기색이 역력하다.
바로 손을 저으며 중지시켰다.
무언가 또 다른 명작 탄생을 위한
자신과의 피나는 전쟁을 치루는 모양인데
문득 방해가 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결코 무겁지는 않았다.
우리집에서 차로 십여분인데...
세상속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글로 승화시키는
마술사와도 같은 일을 하시는 분...
소리없는 전쟁을 치루며 또 어떤 명작으로
수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려줄지 잔뜩 기대하며...
소설가 이문열..
그는 문학가이자 고향의 선배이기 전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내게 큰 전환점을 주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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