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랑 이야기

이천 산수유꽃 축제는 끝났지만 아날로그의 전설은 살아 있다...

금모래은모래 2015. 4. 6. 06:00

 

 

 

2015년 이천 산수유 축제는

어제부로 모든 행사 일정을 마쳤지만

노랭이 산수유꽃들의 큰 반란인양

아직은 여운이 남는듯 합니다.

 

어젠 이른 오전시간부터 가늘게 내리는

봄비를 벗삼아 우산 트레킹을 즐길 요량으로

이천 산수유 축제의 메인인 도립리를 피해

평소 잘 안가던 경사리를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예기치 못한 벽화도 만나고

돌담길 속삭임의 아날로그 이야기도 만나

비록 우산속에서의 귀한 풍경들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의 발걸음은 가슴벅찬

설레임이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또 다른 산수유마을인 경사리입니다.     

 

 

 

 

 

경사리 진입로부터 진풍경이...

빠알간 우산을 받쳐든 봄비속 여류 화가? 

 

 

 

 

요소 요소에 자릴 잡은 분들이 보이고...

 

 

 

 

경사1리 경로당에 도착해서야

사생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앗!

그런데 벽화다...

마을회관 벽면에 못보던 벽화가...

 

 

 

 

저는 왼손엔 우산을 들었습니다.

그리곤 산수유마을 경사리의 골목여행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출발했습니다.

 

 

 

 

 

시골마을에서 처음보는 벽화를 만나면

언제나 그러하듯 무척 설레이는 기분이었습니다.

 

 

 

 

노란 산수유꽃과 어우러진

쪼글쪼글한 시골집 흙벽의 벽화...

 

 

 

 

예기치 못한 만남이었기에

아마도 서로가 당황했을것 같습니다.

나뿐 아니라 벽화마저도...

 

 

 

 

허물거리는 돌담길과 봄비속의 장독대...

 

 

 

 

"비 맞아도 괜찮으세요?"

"네.. 유화는 이 정도 비에는 아직 견딜만 합니다"

 

 

 

 

완연한 봄빛 싱그러운 초록은

노랭이들의 벗인양 이렇게 어울림합니다. 

 

 

 

 

저 멀리 원적산과 천덕봉이 보이는데

비가 내려서 옆동네에서는 축제를 잘 하고 있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진입하면서 보았더니 우려했던것 보다

훨씬 많은 차들이 동네를 메우고 있었기에...

 

 

 

 

이곳 경사리는

사생대회에 참석하는 몇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조용한 분위기였습니다.

 

왜 진작에 이곳을 소개하지 않았을까요?

이토록 멋진 곳을...

 

 

 

 

빨간 새집과

그때 그 공중전화기는

어느집 마당의 소품이 되어 있었구요.

 

 

 

 

무너진 돌담뿐 아니라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아름다운 아날로그 이야기였습니다.

 

 

 

 

돌담을 넘나드는 앵두나무꽃...

 

 

 

 

우산을 들고 마을을 걸었지만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산수유꽃 축제가 열리는 시기인데

바로 옆동네인 이곳 경사리에서는 정말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산수유꽃이 없는가?

그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한참을 멈춰 서 있었습니다.

도외지로 이사를 나가고 빈집이 많았지만

돌담길을 보는 순간 가슴이 요동치며

벌렁 벌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빗줄기가 보이는지요?

 

 

 

 

스마트폰으로도 한장 담아 보았습니다.

 

이 어르신은 무슨 도구를 분실해

무척 속상해 하시면서도

말벗을 해 주셨습니다.

 

화폭속의 그림보다 어르신 자체가

그림인양 합니다.

 

 

 

 

폐가인양 빈집 마당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노랗습니다.

 

더구나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마을을 거닐다 보니 옷에도 노랗게

물이 들더군요.

 

 

 

 

있는 그대로의 존재 자체가 감사입니다.

 

허물어 지고 찌그러진 자연의 섭리는

보는이의 가슴을 방망이질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또 다른 돌담과 항아리 군단...

 

 

 

 

그림 그리시는 이분들 마저 없었다면

산수유꽃 축제가 취소된 줄 착각하기 딱 좋은

그런 경사리 풍광이었습니다.

 

 

 

 

다시금 마을 입구로 내려옵니다.

 

가늘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경사리 곳곳에서는 사생대회에 참석한

많은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보통 이천 산수유축제라고 하면 

도립리와 송말리 그리고 경사리에서

열리는건 알지만 진입로의 반룡송이 있는

송말리와 메인 축제장인 도립리와는 다르게

경사리가 본의 아니게 소외된건 사실이었습니다. 

 

저도 어제 방문이 사실상 처음이나 다름 없었지만

경사리 마을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너무나도 좋았던 추억입니다.

 

왜 진작 방문하지 못했는지 자책하면서

돌아서는 이천 산수유마을 경사리..

 

이젠 또 하나의

제 사진 놀이터인양 합니다.

거닐며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