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한
오래된 성당 용소막 성당을 다녀왔습니다.
강원도에서 세번째 오래되고
유난히 그 건축양식이 특이하고 아름다워
많은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용소막 성당의
여름날의 모습을 둘러보겠습니다.
중앙고속도로 신림나들목에서 차로 5분여 거리에 위치한
용소막 성당 입구의 돌 표지석...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면
바로 이런 형태의 용소막 성당이 덩그러니
방문객을 반겨주듯 쳐다보고 있다.
용소막 성당에 대해서
간단하게 나마 찾아보도록 하자.
강원도에서 풍수원, 원주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성당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 719-2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06호
용소막 성당은 수원지역에서 박해를 피해 산간벽지를 떠돌던 교우들이 1890년대에 이곳으로 모여 교우촌을 형성하게 된 것이 시초라고 한다. 100평 남짓한 벽돌조의 변형 고딕양식인 이 성당은 중국인 기술자들에 의해 1915년에 완공되어 그로부터 지금까지 이지역 신앙인들의 요람이 되었다고 한다. 용소막에 천주교가 전해진 시기는 병인박해 무렵부터다. 1866년 병인박해 때 멀리 수원 지방에서 피난 온 몇몇 신자 가족들이 강원도 평창 지역에 살다가 박해가 뜸해지자 뿔뿔이 흩어져 그 일부는 용소막에서 멀지 않은 황둔(黃屯) 지역으로 내려와 거기서 얼마를 살았다. 그 후 그들은 1890년경에 황둔에서 멀지 않은 충북 제천군 송학면 오미(五味)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이곳에는 최씨와 백씨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이곳 신자들의 지도자는 최도철(崔道澈, 바르나바)이었다.
그 안정감에 숨이 막힌다...
약간 언덕인 듯한 자리에 반듯한 모양으로
턱하니 버티고 있는 성당에서 위압감이 느껴진다.
제가 방문한날은
아마도 작은 행사가 있는가 보다.
방문객인듯 하면서도 아닌듯한 한 무리는
수녀님의 지시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단체 방문객들은 **병 환자들인것 같았다.
보라색 고무신의 씩씩한 수녀님의 모든 행동들이
감동 그 자체였다는 사실...
성당에 대해서 더 찾아보자...
처음에 성당건물은 초가집이었는데
시잘레 신부에 의해 벽돌건물로 지어지게 되었다.
한국전쟁 때 일부 파손된 것을 후에 수리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면 중앙에 종탑이 튀어나와 있고 건물은 네모난 모양이며,
붉은 벽돌로 쌓았다. 건물을 받쳐주는 버팀벽은 회색벽돌을 사용하였다.
창의 모양은 모두 아치형이며, 테두리를 회색벽돌로 장식하였고,
내부 바닥은 널판지마루이며 벽은 회를 발라 마무리 하였다.
맞은편 쪽이 중앙고속도로와
기찻길 중앙선이다.
벽돌 한장 한장
창틀 하나 하나에서도
오래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아랫쪽에서 바라본 사제관...
영보수도원 설립자 선종완 라우렌시오 사제...
그 험난했던 6.25를 이겨내고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 자리에서
100여년의 세월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에서 바라본 바깥...
실내에서 아련한 풍금소리가 들렸다.
신발을 벗고 슬그머니 들어가 보려다가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누군가 함께한 일행이 있었다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들어갔을 것 같다.
돌과 벽돌의 아름다운 조화에서
용소막 성당만의 매력이 잔뜩 묻어난다.
그리고 오래된 벽돌은 뭐라고
작은 속삭임으로 메세지를 전하는 듯 했다.
그렇게 웅장하지도 않다.
그렇게 뽀대나게 이쁘지도 않다.
그냥 그렇게 나이먹은 오래된 성당이다.
그래서 더 좋은 성당이 바로 용소막 성당이다.
뜰의 노거수 느티나무들과 더불어
오랜 세월을 이겨낸 꿋꿋함이 용맹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우측 옆에서 본 성당...
지붕 등이 부분적으로 수리가 되긴 했지만
그 기본틀은 거의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고 있었다.
저만큼 언덕위 사제관 뒷편엔 작은 종탑도 보인다.
성당의 폭이 좁아 종탑은 유난히 높아 보이더군요.
이 동네 전체를 어우러 보는 듯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명당터를 닮은 곳에
고이 자리한 용소막 성당...
덜 아문 아픈 상처는 묻어 버리고
후세에 저토록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으니
바라보는 자체가 감동이다.
또 다른 성당 입구에서
멀리 들판을 바라 보았습니다.
방문객도 많고 나무그늘에서 편히 쉬는분들께
미안해서 사진을 잘 담아내진 못했습니다.
그저 오랜 세월을 느껴보고
만끽하는 정도에서 스스로 만족했습니다.
손으로 만져 보지 않고서 눈으로 바라만 봐도
충분히 가슴으로 담아낼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건축양식 자체는 한국적이지도 않으면서
우리의 땅에서 그토록 오래도록 자리를 잡았으니
이젠 우리의 것인양 느껴집니다^^
종탑 건물 아래에서 위를 쳐다 보았습니다.
까마득한 날에 들려오는 맑은 그 소리가 들릴듯 합니다.
문득 두눈 지그시 감은채 타임머신 타고 당시의
현장으로 달려가고픈 생각이었습니다.
원주 신림의 용소막 성당...
저는 개인적으로 성당을 방문해 본 곳이
사실 몇곳 되지 않습니다.
그저 음성의
감곡 매괴성당 정도...
그 특유의 양식이 좋고
오래된 벽돌 한장의 분위기가 좋아서
무릇 발길을 재촉하듯 찾아나선 곳이었지만
그 이상의 값어치로 성큼 다가온 용소막 성당은
아주 오래도록 가슴속에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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