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아름다운 간이역 양평의 구둔역엔 이제는 기적은 울지 않는다...

금모래은모래 2013. 2. 15. 13:32

 

 

"아름다운 간이역

양평의 구둔역엔 이제는 기적은 울지 않는다"

 

하늘 가득 짙은 먹구름 가득한 날

인근에 새로운 역사가 생겨 작년 8월에 폐역이 된

양평의 아름다운 간이역 구둔역을 다녀왔습니다. 

 

 

주차를 마치고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작은 간이역인  

아름다운 구둔역은 썰렁하기만 하였습니다.

 

 

 

 

실내로 들어가 봤습니다.

듬성 듬성 거미줄만 가득하고..

 

 

 

 

열차시간표와 운임표는 아직도 그대로더군요. 

 

 

 

 

이 작고 아담한 역사는 문화재청에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가 되고 있었지만

이제 폐역이 되었으니 관리나 제대로 될런지 걱정이네요. 

 

 

 

 

임자잃어 뒹구는 은행들은 지난 가을날의

고운 흔적을 말해 주지만...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역사의 뒷편은

그저 아스라히 추억으로만 기억되는 듯 하였습니다.

 

 

 

 

금새라도 들릴듯한 기적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올텐데 기미 조차 보이질 않고...

멈춰선 객차가 어색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역동의 산업혁명을 짊어지고 달렸던

그 동안의 무수한 열차들의 그림자가 전해집니다. 

 

 

 

 

폐역이 되기전에 방문했을때만 해도

이렇게 기적소리를 울리며 달리던 열차가 있었는데...

 

 

 

 

덩그러니 철로변을 지키는 향나무엔

방문객들의 소원들만 대롱거리며 메달려 있더이다.

 

 

 

 

비록 지금은 폐역이 되었지만

그 소원은 분명 들어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끼를 잔뜩 뒤집어쓴 나무 조차도

예사롭게 보이질 않더군요.

 

 

 

 

동네 주민 한분이 차량으로 철로를 가로질러

마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2012년 8월 16일자로

신 구둔역으로 이전한다는 안내문...

 

 

 

 

바람에 흩날리는 승차권 한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폐역되기 한달전인 작년 7월 16일 청량리에서 구둔역까지

무궁화호를 이용한 기록이 보입니다. 

 

 

 

 

철로를 막고 지금은 다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더군요.

 

 

 

 

청량리의 아들댁을 방문하신다며

열차를 기다리시던 아랫마을 할머니와 주고받던 대화...  

지난 방문때의 기억이 아직은 너무나도 생생한데..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라도 잘 보존이 될지 의문이네요.

 

 

 

 

철로변에서 바라본 구둔역사....

이젠 이곳을 구(舊) 구둔역 또는 옛 구둔역이라고 해야겠네요.

 

 

 

 

구둔이라는 지명의 유래도 안내되어 있구요.

 

 

 

 

휑한 주변의 바닥이 더더욱 쓸쓸해 보입니다.

비록 지금은 별로 찾는이도 없지만

분명 우리의 소중한 삶의 현장이었을~~ 

 

 

 

 

역무원들이 사용하던 특이한 보일러도

아직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구둔역 수련원이라고 이곳에 있었는가봐요.

 

 

 

 

철로변엔 당시 역무원들의 삶의 이야기들이

아직은 드문 드문 남아 있습니다.

 

 

 

 

지난 방문시 바로 이 구둔역 선로변에서 담았던 사진 한장은

지금은 인화되어 우리 회사 청사 벽에 걸려 있답니다.

이제는 호랑나비의 추억이 되었네요.   

 

 

 

 

저 멀리서 기적을 울리며 

덩치큰 기차가 금새라도 들어올것만 같습니다. 

 

 

 

 

구둔역...

 

1940년 4월 1일 : 보통역으로 영업개시

1996년 1월 1일 : 승차권 차내 취급역으로 전환

2006년 12월 4일 :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지정

2012년 8월 16일 : 역사 이전, 신축 준공 및 선로 이설과 함께 역무원 철수

 

 

역사의 뒤안길로 유유히 사라진

구둔역의 기적소리는 새로운 신 구둔역에서

계속해서 울려 퍼지겠지만 그동안 서민들의 발과

삶의 동반자로서의 아름다운 추억들은 그곳 그 자리에

그대로 고이 묻어둔 채 옮겨간것 같았습니다.

 

 

 

 

언덕에 위치한 구둔역 아랫마을엔

커다란 고목의 느티나무 한그루가 오가는이들을

환영하고 이별하는 손짓을 대신하고 있구요. 

 

 

 

 

그 느티나무 아랫도리가 참 울퉁불퉁합니다.

모질게도 살아온 지난날의 흔적을 대변하는가 봅니다.  

 

 

 

 

구둔역엔 이제 열차의 기적은 울리지 않지만

구둔역과 관련된 그동안의 아름다운 삶의 보따리들을 

가슴에 고이 담고 살아가는 추억의 메아리가 넘쳐나겠죠. 

 

 

 

 

지방도에서 구둔역으로 진입하는 갈림길...

 

구둔역 방문을 마치고 돌아나오면서

뭔가 모르게 개운하지 않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자꾸만 고개가 뒤로 돌아갔습니다.

 

작고 보잘것 없는 산골 오지의 폐역이지만  

관리와 보존이 잘 되었으면 합니다.

 

아! 구둔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