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답사기

봉화 닭실마을의 자존심 청암정의 겨울빛 이야기...

금모래은모래 2013. 2. 13. 11:54

 

 

지난 설 연휴 마지막날 아침

영남 4대 길지 중 한곳인 봉화 닭실마을의 

청암정을 다녀왔습니다.

 

처가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이번엔 예정에 없이

둘러보고 왔습니다.  

 

 

닭실마을은 조선후기의 실학자인

이중환이 자신의 저서인 '택리지'에서
안동의 내앞, 풍산의 하회, 경주의 양동과 함께 삼남지방의

'4대 명당'으로 꼽은 길지(吉地)라고 합니다.

마을이 외관이 풍수지리학에서 귀히 여기는

'금빛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금계포란)'을 하고 있다 하여
'닭실'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만 애초의 마을이름은

'닭'의 경상도 방언인 '달'을 사용하여 '달실'이었다고 합니다.

안동권씨의 집성촌인 닭실마을은

조선중기의 문신인 '충재' 권벌선생이 기묘사화로 벼슬에서 물러난 후
낙향하여 '터'를 잡고 살던 곳인데 이번 방문에서는 마을이 아닌

닭실마을의 자존심인 정자 청암정을 둘러보았습니다.

 

  

 

 

닭실마을을 휘감아 돌아

청암정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들어가기전 담장밖에서 안쪽을 한번 바라보고 들어갑니다.

 

 

 

 

커다란 거북바위 위의 청암정은

정자를 중심으로 둥글게 연못을 조성하여 한바퀴 

휘감아 도는 형국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늦은 가을철부터는

이렇게 물을 뺀 상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햇살이 좋아 눈이 많이 녹아 내리긴 했지만

듬성 듬성 남아있는 바위위의 하얀눈과 마른 잎새의

앙상한 나뭇가지가 유난히  추워보이고 겨울스럽긴 합니다.

 

 

 

 

가끔 방문하는 곳이긴 하지만

사계절의 운치가 유난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닭실마을의 자존심 청암정의 위용입니다.

 

 

 

 

담장 너머로 겨울빛이 가만히 내려 앉습니다.

 

 

 

 

싱그러운 여름날과 화려한 단풍의 가을날엔

이 화각에서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정자 청암정...

청암정과 기존의 바위와의 조화...

청암정은 500년이라는 마을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으며,

거북 모양의 바위위에 정자를 건축하고,

거북이가 좋아하는 물을 담기 위해 인공연못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청암정 주변엔 여러 종류의 수목을 심어 그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하늘높은 나무에서는 세월의 깊이를 가늠하게 합니다.

 

 

 

 

소박하지만 절개와 기품이 넘치는 서재인 충재...

 

정면 세칸, 측면 한 칸 크기의 작은 건물로

두 칸은 온돌방이고 한 칸은 마루로 되어 있으며 평소 충재 선생이 거처하던 방이며,

여름에는 청암정에서 겨울에는 충재에서 글을 읽으셨다고 합니다.

 

 

 

 

 

충재

 

 

 

 

서서히 돌다리를 건너 청암정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현판글씨인 <청암수석(靑巖水石)>은 미수 허목(1595~1682)선생의 글씨이며,

허목선생은 조선중기 서예가중 독특한 전서(篆書)체를 구사한 것으로 유명한 분입니다.

 

청암정 안에는 미수 허목, 번암 채제공, 퇴계 이황 등 조선 중후기

명필들의 글씨로 새긴 현판이 즐비합니다.

 

 

 

 

남명 조식 선생님이 쓴 것으로 전하는 청암정 현판

 

 

 

 

아무래도 겨울스런 그 모습은

삭막하기 그지 없지만 그 나름의 멋스러움은

청암정만의 감칠맛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거목의 노송이 억겁의 세월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주마등처럼 솟아오르는 겨울 햇살은

이 청암정을 고이 감싸 안는것만 같습니다. 

 

 

 

 

물빠진 연못엔 할아버지 왕버들이

공룡처럼 휴식하고 있구요^^ 

 

 

 

 

 

겨울날 방문의 장점은

연못에 물이 없어 연못 바닥을 이용하여

한바퀴 둘러볼 수 있다는 사실. 

 

 

 

 

 

바위인들 어떠랴...

 

 

 

 

청암정의 뒷태...

 

 

 

 

무언의 외침...

 

 

 

 

연못에서 올려다본 청암정의 뒷모습...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가 아름다운 정자 청암정...  

 

 

 

 

청암정을 잇는 돌다리는 옛스럽지만

그 어떤 다리보다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돌다리랍니다.

 

징검다리가 아닌 긴 돌 두개를 이어 다리를 만들었으며,

자연 그대로의 지형지물을 활용해 조화를 이룬 하나의 작품입니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홍보 화보를 촬영한 곳도

바로 이곳 청암정 돌다리랍니다. 

 

동이, 음란서생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기품이 있고 남성스러움이 넘쳐나는 청암정... 

 

 

 

 

비록 겨울날의 그곳엔 조금은 삭막할지라도...

 

 

 

 

가을빛 고운날엔 이토록 눈이 부시기도 합니다.

서재인 충재를 연못에 풍덩 빠뜨려 버리기도 하거던요. 

  

 

 

 

 

 

 

차가운 겨울날이어도 그 자체가 너무 좋습니다.

 

 

 

 

 

가로등 위에도 닭이 앉아 있습니다.

 

그럼 문화재청에서 닭실마을 자료를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거북모양의 너럭바위 위에 세운

청암정(靑巖亭)과 마을 앞을 흐르는

석천계곡에 있는 석천정(石泉亭)은 유곡마을의 대표경관으로,

주변의 울창한 송림(松林), 계류(溪流), 아름다운 수석(水石) 등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뛰어난 명승지이다.

 

유곡(酉谷)마을은 1380년 충재 권벌의 선조가 처음 개척한 곳으로

마을모양이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의 지세라

닭실마을이라 부르게 된 곳으로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이 지역을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경승지로 지적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역사문화 경승지이다.

 

<출처 : 문화재청>

 

 

 

 

청암정 옆 아직은 닫혀있는 박물관 입구에서

희미한 인증샷 하나 남겼습니다.

 

 

 

 

 

청암정을 다 둘러보고

기차의 선로와 나란히 자리잡은 국도변에서

닭실마을의 겨울아침 전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청암정은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방문객의 입맛을 돋구기에 충분한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정자 봉화 닭실마을의 청암정

문득 한번 달려가고 싶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