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2 ...
큰집 마당가의 벌통 두껑엔 많은 비로 인한
동충하초를 닮은 요런 이끼버섯도 가을색을 즐기고 있었구요.
뒹구는 한장의 벌레먹은 낙엽에선
그네들의 삶과 인간사를 비교해 보기도 했답니다.
담장에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호박들과는 달리
이제사 그 꽃피움에 여념이 없는 늦둥이 호박꽃....
앞집 울 아재네 마당엔 이렇게 화려한 다알리아가....
귀농한 울 큰 형님의 아직은 미완성인 집...
요녀석은 이름을 모르겠네요..
큰집 마당에 덩쿨을 이뤄서 담을 타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이쁘게만 가을을 즐기고 있더이다.
큰집 마당 한켠의 꽃...
형수가 청궁(?)이라고 했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도로한켠에서 이쁜 봉숭아 물들임을 위한
울 큰아이의 힘찬 돌방아질..ㅋㅋㅋ
나중에 봤더니
하룻밤새에 손톱이 곱게 물들었더군요.
고향을 찾아서 이렇게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이도 있네요.
까만 포도머루의 송이에서도
빛고운 가을은 익어가고...
막내 처제와 막내 처남의 즐거운 고향방문 박장대소...
한적한 낚시터의 물빛 또한
한가위 명절의 아름다운 향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기숙사에서 함께 나눠 먹으라고
울 큰아이에게 머루포도를 싸 주는 아내의 흐뭇한 표정.
노란색의 좀 귀한 꽃이라네요...
토란꽃..
저도 처음 보긴 했지만 큰 토란 잎사귀에 숨어 있어서
잘 안 보이더라구요.
아이들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이 있어
더욱 풍요로운 한가위이기도 했답니다.
막내 처남을 닮은 둘째 '아현'이의
해맑은 미소는 어른들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더이다.
땅바닥을 바라봐도 고인물에 비춰진 가을 하늘은
우리네 근처에 너무나도 가까이 와 있더이다.
고향의 올 고추 농사는 실패가 많아
고추값이 비싸긴 하지만
나름의 성공으로 예상외의 큰 수입을 얻어
모처럼 좋아라하는 이도 있더군요.
오고가는 800km의 길이 멀긴 멀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제 자신보단 명절이라는 이유로
늘 고생하는 아내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앞서더군요.
일상으로 돌아와서
쉬었던 날짜보다 더 열심히 근무하며
향기로운 가을 하늘을 닮은 일상을 맞이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