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바람불어 차가운 날 매괴성당을 거닐다 ...

금모래은모래 2017. 11. 17. 05:00





바람불어 차가운 늦가을...


문득 충북 음성 감곡의

매괴성당을 다녀오게 되었다.


오래되어 잊혀질지 모르는

낡은 건축물이지만 우리네 삶과

문화를 함께해 왔던 소중한 그곳을 말이다.




바닥을 뒹구는 낙엽이 있는가 하면

이렇듯 뒤늦은 단풍으로 유혹하기도 하고...





사제관...





감곡본당은 1896년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초대 본당 임가밀로 신부는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893년 서품후 받은후 바로 입국하여 그다음해인1894년 첫 본당으로

유서 깊은 교우촌,신학당이 있었던 여주 부엉골에 부임하게 된다.


하지만 본당 사목지가 북쪽끝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산지부락 이어서 본당 이전을 생각 하던중 사목 방문차 여주를 지나

장호원에 이르러 산밑에 대궐같은 집을 보고

이곳이 본당 사목지로서 가장 적합 하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그즉시 임가밀로 신부는

 "성모님 만일 저 대궐같은 집과 산을 저의 소유로 주신다면

저는 당신의 비천한 종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주보가 매괴 성모님이 되실 것입니다."라고 기도 하였으며,

부엉골로 돌아가서 매괴 성모님께 끊임없이 청하였다.


당시 대궐같은 집은 명성황후의

육촌 오빠인 민응식의 집이었고

1882년 임오군란때 명성황후가 피신왔던 곳이기도 하다.

1896년 5월 성모성월에 그 모든 집터와 산을 매입,

매괴성월인 10월7일 본당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결국 임가밀로 신부가 처음에 기도한대로 감곡본당을

성모님께 봉헌하여 이곳이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이 된 것이다.

 

- 출처 :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홈페이지-





언제 보아도

변함없는 그 웅장함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 청주교구 감곡본당과 태극기

구한말의 태극기는 청주교구 감곡본당에도 인연이 이어졌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임 가밀로 신부는 한불조약 이후 조선에 입국,

고종황제로부터 직접 태극기를 하사받는다.

이 태극기가 그 유명한 감곡성당 소장본 태극기로,

안타깝게도 현재는 사진만 남아있을 뿐 원본 태극기는 전해지지 않는다.

 
이 태극기는 1886년 조선 외교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청의 간섭을 신랄하게 비난했던 데니(Deny, Owen N)가 소장했던

태극기와 동일한 형태로, 태극 음방과 양방의 몸체가 가늘고 길게 그려져 있으며

1874년 청나라에서 발간된 통상조약장정성안휘편이라는 책 표지에 그려진

태극문양인 통상약장태극문양과 비슷하지만 음방과 양방의 위치가 다르다.

 
감곡본당 신자들은 일제강점으로부터 해방되자

이 태극기를 본떠 태극기를 그려 만세를 불렀고 광복의 기쁨을 나눴다.

감곡본당 소장 태극기는 1950년께 충북도청에서 빌려간 후 행방을 알 수 없다. 

 

- 출처 : 기록역사박물관 - 





2017년 - 1930년 = 87년

87년이나 된 오랜 성당 건물에서

지긋한 멋스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는

사실 많은것을 둘러보지는 않았다.


그저 이 본당만 둘러봐도

충만했기에 말이다.





성당 옆에 위치하여 현재 매괴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 건물도 1934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축물이다.  

 





이토록 매괴성당의 가을도

무척 스산하게 익어가고 있었다.






가을빛 빈의자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가

금새라도 나타날듯...







감곡성당(甘谷聖堂) 또는 감곡천주교회

1896년 프랑스인 임가밀로 신부가 건립한 가톨릭 성당이다.

전국에서 18번째로 세워진 성당이며

충북 도내에서는 최초로 건립된 성당이다.

 

임가밀로 신부는 1914년 최초로 성체거동행사를 개최하였고

문맹퇴치를 위하여 학교를 설립하여 일본 식민지하에서

억압받는 청년과 아이들에게 민족의식을 심어주고

한글을 가르쳐 민족의 뿌리가 마르지 않게 하였다.

 

1930년 지금의 고딕식 성당을 건립하고

1934년 지금의 화강석으로 된 사제관을 2층으로 지었다.

 

한국 전쟁 당시 북한군이 성당을 침입하여

감곡성당에 모셔진 성모상에 총을 7발 쐈다.

그런데도 성모상은 깨지지 않았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때 성모상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 출처: 백과사전 -

 





매괴성당은 차분하게

마음을 정화하고 싶을때

문득 방문해도 좋을것 같다.





사제관...





매괴성당은 근대 역사를 한눈에 조명할 수 있는

역사적으로도 무척 가치가 높은 곳이다.





음성 감곡 매괴성당...


붉은 벽돌에서 전해지는 아름다운 구조물과

오래된 것에서 느낄 수 있는 그 도도함이

고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

 

경기도와 충청도의 경계지역에 있어

개인적으로 접하기가 쉽고 주변을 거닐며

사색하기가 너무 좋은 곳이다.

 

그동안 불현듯 다녀왔던

이곳 매괴성당을 포함하여 아산의 공세리 성당과

원주 용소막성당, 횡성 풍수원성당 등에서는

종교적인 이해와 접근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이 훨씬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