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에서 늦단풍의 매력을 만끽하다...
그저께 일요일 아침
문득 달려가고픈 곳이 생각나
부리나케 길을 나섰다.
집에서 그렇게 멀지않은 곳인
용인의 호암미술관이다.
해마다 다녀본 결과
그곳 주변의 단풍이 유난히
늦게까지 머문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른 오전 입장권 4,000원을 내고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바로 눈앞에
이렇게 늦단풍이 보인다.
기특하게도...
서서히 진입해 보자...
휴일이라서
확실히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무척 많은것 같다.
절정을 지나
조금은 시들해졌지만
그나마 요소요소에 남아 있는
녀석들이 그저 반갑고 고맙기만 하다.
사실 호암미술관의 단풍은
주변 여느 지역 보다도 조금 늦은편이다.
슬그머니 궁뎅이 깔고 앉아
휴식을 취해 보았다.
이게 바로
홀로 기행의 별미인 것을...
이제 미술관으로 들어가 보자.
미술관 앞마당을 지키는 우뚝한 탑은
보초병인양 늠름하다.
차분하게 거닐기 좋고
사색하기 좋은 이곳을 일년에
두어번 찾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다.
아시다시피
호암미술관은 실내에서의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전시관의
사진은 생략한다.
호암미술관의 늦가을을
이렇게 홀로 신나게 만끽했다.
모처럼 셀카봉도 끄집어 내어 보고...
하얀 벚꽃 만개한 봄날과
알롤달록한 가을날 호암미술관을
방문하게 되면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미술관을 다 둘러보고
주차장을 지나 저수지 주변을
묵언하듯 거닐어 보았다.
곳곳의 흔적들은
아직은 끈을 놓지 않은듯
시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길을 걸었다.
그리곤 이 녀석을 만났다.
산수유도 아니고 보리수도 아니면서
가을빛을 토해내는 이 녀석을..
이름은 도무지 모르겠다.
이제 차를 몰고 호암미술관을 빠져 나오는데
들어갈때는 몰랐지만 진입로의 벚나무 가지의 잎이
다 떨어져서 무척 삭막하기만 하다.
여긴 겨울색에 더 가깝다.
그러면 유난히 단풍이 늦은
삼성 교통박물관 가는 길로 올라가 보자.
앗!
여긴 역시나
많이 늦은 지역이다.
도로변에 아직 한창이다.
녀석들이...
겨울날을 닮은 호암미술관의
진입로를 방금 지나왔는데 말이다.
그리곤 차를 세웠다.
아직도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늦은 가을이지만
충분한 감성을 자극하는
이녀석들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듯 했다.
한번 정도는
탄성을 자아내주는게
끝까지 버텨준 녀석들에게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었기에...
그저께 일요일 상황이 이 정도다.
주변 상황을 생각하면
단풍은 다 지고 없어야 되지만
이곳 호암미술관 주변은 아직 건재하다.
몇일 더 갈 것 같다.
해마다 그러했다.
그래서 불쑥 방문했지만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아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렇게 올 가을 단풍은
호암미술관에서 마무리 했으며
하얀 벚꽃비 날리는 봄날을 기대해 본다.